시대에 따라 문화와 생활 방식이 변화 하면서 그에 따라 마케팅의 개념 또한 변화하고 있다. AMA(미국 마케팅 학회)에 따르면 1965년, 그저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제품이나 서비스의 흐름을 관리 하는 기업 활동을 수행 하는 것으로 정의 되었던 마케팅은 1985년, 개인과 조직의 목적을 달성 시켜 주는 교환을 창조하기 위한 과정으로 재 정의 되었다. 이 과정에는 아이디어, 기업의 생산물(재화 또는 서비스)에 대한 개념 정립, 가격 결정, 촉진, 유통에 대한 계획 수립과 수행 모두를 포함 하고 있다.
2004년에 새롭게 수정 된 AMA의 정의는 “고객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전달하기 위하여 조직체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고객관계를 관리하는 조직의 기능과 일련의 과정 (Marketing is an organization function and a set of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and delivering value to customers and for managing customer relationship in ways that the organization and its stakeholders.)” 이다. 이전의 정의에 비하여 고객가치의 개념이 추가 되고, 그와 함께 조직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강조 함으로써 관계마케팅의 개념이 도입 되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장에서 교환이 일어 날 수 있도록 하는, 표적시장 선택과 고객가치의 창조, 제공,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고객을 획득, 유지 하는 모든 활동을 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마케팅의 정의가 변화 하는 이유는 다양한 환경 요인이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문화나 기업의 목표, 마케팅 부서나 기타 부서의 역할 등 내적 환경요인보다 소비자의 생활 양식이나 소비 패턴, 기술이나 경제의 발전, 사회 문화의 변화, 법과 정치 제도의 변화 등 외적 환경요인이 마케팅 방식의 변화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소비자 환경의 변화로 인한 마케팅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환경이란 개인의 구매 패턴이나 욕구 등 소비자 집단의 특성을 말 한다. 기업은 표적시장을 선정 할 수는 있지만, 그 선정 된 표적 고객들의 특성을 통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소비를 할 때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가족, 친지, 관습 종교 등을 파악 하고 구매 패턴을 분석 하는 노력이 필요 하다. 또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인식 된 욕구뿐만 아니라 인식하지 못한 욕구에 대해서도 이해 하고 이에 맞게 마케팅 전략을 수립 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소비자는 생활 패턴이 과거에 비하여 판이하게 달라 졌다. TV나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하여 광고를 접하고 소비 하던 과거와는 달리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하여 다양한 정보와 함께 수많은 광고를 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문가 필립 코틀러는 ‘마켓 4.0 시대가 도래 하였다’ 라고 주장 하였다.
필립 코틀러에 따르면 마켓1.0은 타사보다 좋은 제품을 개발 하여 고객에게 상품의 질을 어필 하는 단계, 마켓 2.0은 제품의 질을 어필 하는 것은 뒤이은 유사품과 신제품의 개발로 인하여 그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다는 한계를 느끼고 제품 자체의 매력을 어필하는 단계이다. 마켓 1.0과 2.0은 공통적인 한계가 있는데, 제품의 질이나 매력을 소비자에게 어필 하였을 때, 곧 이어 유사 상품이 출시 되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독자적인 매력을 주장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기업 가치 창출에 집중하기 시작 했는데, 이것이 바로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에게 전달 하고 그에 대한 믿음이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는 마켓3.0 단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 또한 많은 기업들이 가치 차별화와 관계마케팅을 위한 전략을 수립 하고 사회공헌을 시작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마켓 3.0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인 마켓 4.0이라는 개념이 대두 되었다. 필립 코틀러에 따르면 마켓 4.0 단계에서 소비자의 제품 구매 이유는 궁극적으로 제품의 기능이나 기업의 가치가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의 자아실현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때 마켓4.0 단계에서의 자아실현은 소비자 개인의 자아실현에 그치지 않고 기업, 기업에 속한 구성원, 지역사회 전체에 대한 자아실현을 지향한다.
이러한 자아실현은 미디어와 스마트폰의 발달로 빠르게 소비자들 사이에 공유 되며 퍼져 나가는데, 이러한 소비자 환경의 변화를 가장 잘 캐치 하고 마케팅에 활용 한 사례는 나이키라고 할 수 있다. 나이키는 제품의 기능과 기업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하던 기존 광고를 과감히 줄이고, 새로운 광고를 통하여 고객이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서포트 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강조 하였다. 이와 함께 제품의 센서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고객이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실제로 지원 하기 시작 했는데, 이러한 마케팅이 시작 되면서 고객들은 스스로의 성과와 운동 기록, 그리고 개선점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캡쳐 하여 친구, 동료, SNS에 공유 하기 시작 했다.
이전의 나이키 제품은 소비자가 체험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도달 하게 될 목적지 개념으로 마케팅 되었다면, 지금의 나이키 제품은 소비자가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구매 해야 할 시작점의 개념으로 변화 한 것이다. 이러한 나이키의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의 장점을 전달 하거나, 기업 가치를 전달 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그 제품을 체험 하고 운동을 통한 성취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사회구성원 전체의 건강 증진과 운동에 대한 관심 증가를 통한 지역사회 전체에 대한 자아실현 또한 유발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마켓 4.0 단계가 온 근거는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설에 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과 사랑의 욕구, 승인 욕구가 모두 충족 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 변화를 충족 시키기 위해서 기업은 자신의 이익만을 충족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기업의 구성원,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구성원까지 모든 이해관계자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이윤 추구만을 위한 단기적인 원가절감이나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자극적인 마케팅 방식 보다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하여 장기적으로 소비자와 지역사회의 가치에 부합하고 궁극적인 자아실현이 가능 한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정 해야 한다. 또한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만족 할 수 있는 가치적 공감을 위하여 보다 근본적인 인류의 자아실현에 부합 하도록 장기 목표를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